
Consumer Insight _ About Neural Marketing
Biology to Buyology 5
상상하게 하면 즐거움이 찾아온다! 뉴럴 마케팅 5

아우구스티누스의 용서받기 어려운 거짓말
위대한 철학자이자 사상가, 그리고 중세 시대의 문화를 탄생시킨 아우구스티누스는 ‘모든 거짓말은 다 똑같은 무게를 지니고 있지 않다’라고 주장했다. 여기 그가 말한 거짓말 무게 비중의 순위가 있다. 그가 말하고 있는 거짓말 무게는 유형에 따라 용서가 얼마나 어려운가에 의해 순위를 매겼다. 제일 위의 순부터 가장 용서받기 어려운 무거운 거짓말이다.
1. 종교를 가르칠 때 하는 거짓말
2. 누군가를 다치게 하고 아무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거짓말
3. 누군가를 다치게는 하지만 다른 사람을 이롭게 하는 거짓말
4. 누군가를 속이는 즐거움을 위해 하는 거짓말
5. 대화에서 다른 사람을 즐겁게 하기 위해 하는 거짓말
6. 아무도 다치게 하지 않고 누군가를 이롭게 하는 거짓말
7. 회개의 가능성을 열어둠으로써, 아무도 다치게 하지 않고 누군가를 이롭게 하는 거짓말
8. 아무도 다치게 하지 않고 누군가를 신체적 부정으로부터 보호해 주는 거짓말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서 뉴럴마케팅의 영역 중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골이자, 많은 인용을 통해 커뮤니케이션 설득을 하는 기법이 하나 있다. 바로 ‘거짓말을 통해 나 스스로를 속이거나 타인을 속게 만드는 효과’ 플라시보 효과(Placebo Effect, 거짓말 효과)가 바로 그것이다.
플라시보 효과의 출현
플라시보(Placebo)의 뜻은 ‘내가 기쁘게 할 것이다’라는 뜻의 라틴어로, 플라케보 도미노(Placebo Domino)는 ‘내가 주를 기쁘게 하리라’ 하는 뜻으로 <성경>의 시편 116편에 나오는 구절이다. 이 말은 중세 시대부터 널리 사용되었으며, 가톨릭에서는 ‘죽은 자를 위한 기도’의 일부를 형성하기도 하였다.
과거 유럽 엑서터 대학, 에카르트 에른스트는 “플라시보 효과는 과학적 객관성이라는 집에 출몰하는 귀신이다”라고까지 폄하해서 말하기도 했다. 플라시보 효과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고 비현실적이며 연구할 만한 가치가 없는 것으로 치부됐다. 하지만 20세기 후반 광란의 전투에서 어느 의사가 뭔가를 발견한 뒤 비로소 속임의 치유력이 진지하게 받아들여지기 시작했다.
1944년 1월 22일, 영국군과 미군이 떼를 지어 이탈리아의 오래된 휴양지 안치오 근처 24킬로 미터에 달하는 해안에 상륙했다. 추축국(2차 세계대전에서 영국, 프랑스, 소련, 미국 등 연합국에 대항해 동맹한 독일, 이탈리아, 일본과 이를 지지한 나라들)의 허를 찌르며 완벽하게 실행된 작전에서 연합군은 교두보를 세우고 그곳으로부터 탈출해 전진할 준비를 했다. 그러나 일주일도 안 돼 수많은 독일군이 연합군을 둘러쌌고, 아돌프 히틀러가 ‘안치소 종기’라고 부르던
제거 작전을 펼치기 시작했다. 그다음 4개월 동안 2차 세계대전 사상 가장 야만적인 전투가 벌어졌다. 약 5,000여 명에 달하는 연합군이 전사했으며, 1만 8,000명이 부상을 당했다.
헨리 비처는 그날 이탈리아에 상륙한 연합군 중 하나였다. 사실 비처는 군인이 아니
었다. 그는 의사이자 하버드 대학의 의학교수로, 조국의 전쟁 참전에 지원해 입대했다. 군 입대 전 그의 전공 분야는 통증완화학이었다. 그는 해변에 임시로 설치된 병원에서 안전한 연합국 지역으로 후송되기를 기다리는 미국 부상병들을 돌보았다. 그러나 의료품의 수는 제한적이었고, 사상자가 특히 많은 날에는 진통제 수요가 공급을 초과했다. 어느 날 모르핀이 다 떨어졌을 때 아주 끔찍한 부상을 당한 병사가 들어왔다. 비처는 모르핀 없이 부상병을 수술한다면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심혈관 쇼크가 일어날 것이 자명한 일임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었기에, 그저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바로 그때, 자포자기 상태에 놓인 비처의 눈앞에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어떤 간호사가 병사에게 소금물 희석액을 주사하고 그것이 마취제라고 생각하게 만든 것이었다.
비처가 그다음에 목격한 것은 의학에 대한 그의 시각을 영원히 바꿔 버리고 말았다. 고통에 몸부림치는 환자는 주사를 맞자마자 즉시 안정됐고, 모르핀에 반응하는 환자들과 똑같이 반응했다. 수술 도중 환자는 통증을 거의 느끼지 않는 듯했고, 그가 그토록 우려했던 본격적인 쇼크 증상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비처는 감탄했다. 간호사의 선의의 속임수가 가장 강력한 진통제처럼 작용했던 것이다. 그 다음 몇 달 동안 전투가 거세지고 비처와 그의 의료진은 모르핀이 떨어질 때마다 그와 같은 속임수를 반복해서 사용했고, 그것은 효과를 냈다.
비처는 그의 치료에 대해 환자가 믿었던 무언가가 신체적 반응에 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귀국했다. 하버드 대학으로 돌아온 그는, 동료들을 모아놓고 그 현상을 정밀하게 조사해 볼 것을 제안했다. 비처와 그의 동료들이 발표한 논문은 약물 임상 실험의 검토에 기초한 것으로, 플라시보 효과가 그동안 인정된 것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다고 주장했다. 비처는 의학계로 하여금 오랫동안 암묵적으로 인식됐지만 귀 기울이지 않았던 것을 직시하도록 강요했다. 그것은 바로 가상의 약이 지닌 진짜 효험이었다.
플라시보 약을 받는 행위가 이제 나아지기 시작할 시간이라는 신호를 뇌에 보내면 신체의 치유 화학물질이 작업에 들어간다. 그 뿐만 아니라, 플라시보 효과는 자기 스스로에게 신체 내부에서 촉매작용을 하기도 한다. 화재 경보를 듣고 연기를 보면 당신의 아드레날린이 치솟아 심박수가 증가하며, 당신을 신속하게 탈출하도록 하거나, 마치 어벤저스의 영웅처럼 되도록 준비시켜주는 것도 역시 플라시보 효과의 일종이다.
그러나 플라시보 효과에는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플라시보 효과가 발암성 종양의 성장을 막을 수는 없다. 플라시보가 특히 좋은 효과를 내는 것은 신체 통증, 또는 우울증처럼 좀 더 높은 수준의 정신적 기능과 연관된 질환인 경우다. 이런 경우는 우리가 기분이 좀 더 나아지길 기대하면 좋아질 가능성이 훨씬 많으며, 심지어 이런 기대가 거짓말에 기초하고 있어도 그러하다.
결론적으로 플라시보, 아니 거짓말이 치유 효과를 가진다는 것은 그것이 ‘거짓말’이라고 할 지라도 긍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며, 그 의미는 사람 안에서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의학에서의 플라시보 효과 :
의학은 속이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상상의 힘’이라는 프랑스의 한 논문에서는 ‘의학은 속이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도 하였다. 만일 플라시보 치료법이 효과가 있다면 그것은 주로 환자의 생생한 상상력 때문이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든 사례로, 어느 날 병원에 한 여자가 찾아와서 어제 먹은 빵 조각에 든 핀을 삼켜서 배에 극심한 통증을 느낀다고 했다. 의사들은 검진과 몸 촬영을 통해 진단한 결과, 그녀의 몸 속에 핀은 없었다. 의사들은 이를 그녀에게 알렸지만 그녀는 여전히 몸 속에 핀이 있다며 아파했다. 그러다가 구토제를 처방했고, 그 환자의 토사물에 몰래 바늘을 넣었다가 다시 그녀에게 그 바늘을 보여 주었다. 그 즉시 그녀는 치유가 됐다고 생각하고 바로 아무렇지 않게 퇴원을 했다고 한다. 이와 유사하게 2009년에 실시한 또 다른 실험은, 고통스러운 척추 파열을 수술하기 위한 환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은 수술 후 제거된 디스크 조각을 보여주었고 다른 한 그룹은 보여주지 않았다. 그 결과, 제거된 디스크 조각을 보여준 환자군이 보여주지 않은 환자군 보다 훨씬 더 좋아졌다고 생각하더라는 실험 연구 결과도 나왔다고 한다.
인류사에서 의학의 시작은 은유, 의식, 상징으로부터 시작되어 현대의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의료 과학으로 이어져 왔다. 잘 알고 있다시피 미신적인 주술, 무당의 손길, 만병통치약, 원시적 치료 또는 전혀 근거 없는 의식, 심지어 사람을 죽게 할 수도 있는 사혈법과 같은 유해한 치료행위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조상들은 그 과정 속에서 종종 효과를 보기도 했다. 다시 말해서, 새로운 의술이 나오기 전까지는 이를 절대적인 믿음을 바탕으로 무한 신뢰 했다는 것이다. 어떻게 본다면 객관적인 진실여부에 상관없이, 우리는 회복에 대한 긍정적인 믿음을 통해 ‘괜찮아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능력이 광범위하게 효과를 발휘한다는 사실을 플라시보 효과가 입증하고 있는 줄도 모른다. 다시 말해, 플라시보 효과는 거짓말 효과가 아니라, 바로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긍정적인 믿음의 효과일 것이다.
속임을 당하기 위해 돈을 내는 우리
광고에도 일종의 플라시보가 작용한다. 골프채, 운동화, 그리고 에너지 드링크류를 포함한 대부분의 제품들은 수년간 근본적으로 크게 변하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금방 혁신적으로 바뀔 것 같지는 않다. 그리고 경쟁적으로 제시된 제품들 사이에서 선택할 게 거의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광고가 해야 할 일은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일이 아니라 고객이 기꺼이 지불할 ‘상징적 가치’를 창조하는 것이다. 만약 당신이 특정 브랜드의 골프채를 들고 골프를 치면 더 잘할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면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서라도 구매를 할 것이고, 실제로 그 결과 골프를 더 잘할 수도 있을 것이다.
여기 또 다른 좋은 예가 하나 더 있다. 크래프트사의 대표 시리얼, 슈레디스는 마케팅 담당자에게는 축복이자 문젯거리다. 즉 슈레디스는 너무나 잘 알려져 있고 소비자 머릿속 구매 목록에 아주 깊이 박혀 있어 캐시카우의 역할을 하는 효자 브랜드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너무 익숙한 브랜드이기에 새로움을 나타낼 수 없고, 그렇기에 이 제품에 눈길을 주는 이가 거의 없으며, 좀 더 새롭고 흥미로운 다른 대안 제품에 관심을 쉽게 빼앗긴다. 따라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도전 과제는 익숙한 것을 낯설게 만드는 것이었다. 어느 광고회사에서 네모난 슈레디스를 45도 틀어 새롭게 나온 다이아몬드형 슈레디스라며 위트 있게 캠페인을 전개했는데, 매출이 갑자기 폭발적으로 오르며 온라인에서 많은 이야깃거리를 만들었다고 한다. 어느 누군가는 이베이 경매에서 마지막 네모난 슈레디스를 올려서 36달러를 벌기도 했다고 한다. 제품의 그 어떠한 변형이나 첨가물의 변화없이, 보여주는 방식을 약간 틀기만 했을 뿐인데도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