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onsumer Insight _ About Neural Marketing
Biology to Buyology 4
기대로 가치를 이끌어 내라! 뉴럴 마케팅 4부
기대의 가치와 공포의 비용

기네스 맥주 한잔을 완벽하게 따라서 내놓는데 걸리는 시간, 119.5초
119.5초 이것은 기네스의 맥주 한 잔을 완벽하게 따라서 내놓는데 걸리는 시간. 잔을 꼭지 아래에 정확히 45도 각도로 들이댄 다음, 그 유명한 두 번 나누어 따르기의 기원이다. 먼저 맥주잔 4분의 3만 채워 가만히 둔 다음 가만히 기다린다. 기포가 없어지고 맑아지면서 꼭대기에 하얀 크림 층이 생길 때 잔을 마저 채우는 방법이다. 이 의식은 아일랜드에서 맥주를 술통에서 직접 따라주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손님이 아주 많을 때 술집의 시간적 효율성을 위해 바텐더는 오래 숙성시킨 흑맥주로 잔의 4분의 3 정도를 미리 채운 최근에 양조한 신선한 흑맥주로 잔을 마저 채우곤 했고, 그러면 꼭대기에 거품이 1cm가량 생겨난 것으로부터의 유래다.
오늘날 기네스 맥주는 더 이상 오래된 흑맥주와 갓 만든 흑맥주의 혼합물이 아니지만, 두 번에 나누어 따르는 전통만은 아직도 남아 있다. 회사에서 아예 의무적으로 따라 해야만 하는 시스템으로 훈련 프로그램까지 있다고 한다.
이런 기대를 자아내는 기네스만의 독특한 스토리텔링을 바탕으로 ‘기다리는 자에게 복이 온다’는 유명한 광고 카피와 함께 TVC 광고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엄청난 인지도를 획득했을 뿐만 아니라, 기네스 맥주의 판매가 갑자기 하늘 높이 치솟으며 흑맥주 시장의 카테고리 다음 세워두곤 했는데 고객이 들어와서 맥주를 시키면, 바텐더는 더 역시 동반 급성장하는 쾌거를 이루어 냈다. 이 요령이 오랜 세월 동안 이어져 오는 이유가 단순히 잔에서 넘치지 않을 만큼 크림 층을 만들어 맛이 좋아지는 이유 때문일까? 천만의 말씀, 사실 119.5초 따르기 기술은 훨씬 더 중요한 무언가를 만들어 낸다. 일부 사람들이 기네스 맥주의 진수라고 여기는 것, 바로 기대
(anticipation)를 생산하는 것이다.
기대가 이끌어 내는 가치
기네스 맥주가 활용한 것은 역사적으로 유래된 스토리텔링뿐만 아니라, 인간 본성의 측면 중 하나인 ‘바로 기대를 음미할 때의 기쁨’
즉, 기대의 가치이다. 때때로 우리는 좋은 것을 기대하는 것이 그것을 실제로 경험하는
것보다 더 즐거울 수 있다. 이를테면, 사람들에게 좋아하는 요일을 순서대로 나열하라고 하면, 금요일은 근무 일이고 일요일은 휴일
임에 불구하고 금요일이 일요일보다 높은 순위에 오른다. 그 이유는 금요일이 희망을, 즉, 주말이 오면 계획한 특별한 활동을 하거나
아무 활동도 하지 않을 거라는 희망을 주기 때문이다. 반면, 일요일은 휴일이라도 기대의 기쁨을 가져다주지 않는다. 오히려 공원으로 소풍을 가거나, 강남역이나 명동을 돌아다녀도 앞으로 일주일 동안 일을 해야 한다는 예상이 유쾌한 활동들을 망쳐 놓는다.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우리의 뇌는 현재가 촉발하는 느낌과 미래에 대해 기대가 일으키는 느낌, 양쪽 모두에 의해 결정되는 셈이다.
기대의 가치뿐만이 아니라, 결정적 요인이 최소한 하나 더 있다. 바로 ‘시간 할인(temporal discounting)’이다. 시간 할인이란 미래보다 현재를 더 높이 평가하는 성향이다. 예를 들어, 100달러를 오늘 받을지, 아니면 105달러를 한 달 뒤에 받을지 선택하라고 하면 어쩌겠는가? 대부분의 사람은 한 달이나 있다가 105달러를 받느니 오늘 100달러를 받는 편을 선택할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심지어 다음 달에 150달러를 준대도 오늘 100달러를 받는 편을 선택할 것이다. 시간 할인은 우리의 결정을 기대와 정반대 방향으로 틀어버린다. 그것은 우리가 상품을 가능한 한 빨리 소비하고, 고통은 내다볼 수 없는 미래의 어느 날까지 지연하도록 몰아간다. 이는 우리가 지금 여기를 나중보다 높이 평가하는 경향이 있어서일 뿐만 아니라, 미래를 불확실한 것으로 인식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우리가 초콜릿 케이크를 아껴두었다가 나중에 먹지 않고 지금 먹으려 하는 이유는 내일 누가 먼저 먹어 치운 것을 발견할 수도 있기
이면 배우자의 손길이 이미 거기까지 미쳤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배우자가 하늘이 무너져도 집을 청소할 생각이 없다는 걸 확실히 알고 있다면, 되도록 빨리 덤벼들어 청소를 끝내기로 마음먹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만일 우리에게 수정 구슬이 있어서 환상적인 초콜릿 케이크가 다른 누군가의 입에 들어가지 않고 냉장고에 신선한 상태로 보관될 것임을 보여준다면, 기대를 연장하기 위해 만족을 조금 더 오래 지연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설사 우리가 미래를 완벽하게 예측할 수 있는 마법의 우주에 산다고 할지라도, 사람들은 여전히 미래를 어느 정도는 할인할 것이다. 미래를 전혀 할인하지 않는다면, 지금 당장 케이크를 먹으려 하거나 지하실에 아껴두었던 소중한 와인을 따려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유쾌한 기대를 연장하려고 계속해서 만족을 지연하고 또 지연할 것이다.
기대와 시간 할인은 서로 평형에 도달할 때까지 우리를 반대 방향으로 잡아당긴다. 기대의 쾌감은 우리를 참을성 있는 동물로 만드는 반면, 시간의 할인은 우리를 충동적 동물로 만든다. 우리가 긍정적으로 무엇을 선택하느냐는 이 두 요인 사이의 저울질을 반영한 결과다. 미래의 보상을 기대하는 데서 얻는 가치가 현재의 보상을 소비하는 가치보다 크면, 탐닉을 지연할 것이다. 그러나 고급 초콜릿을 먹고 싶은 욕구가 그것을 입에 넣는 상상을 음미하는 기쁨보다 크다면, 포장지를 잡아 뜯을 것이다.
공포의 비용 :
공포를 미리 상상하는 것 만으로
나의 행동에 제약이 따른다
자! 여기 또 다른 각본이 있다. 당신은 치과에 와 있다. 치아를 살펴보던 의사가 신경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내린다. 다음에 예약된 환자가 없어서 의사는 신경치료를 당장 시행할 수 있다. 아니면 당일 오후나 다음 주로 일정을 잡을 수도 있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우리는 대부분 불운한 사건을 가능한 한 빨리 처리하는 편을 선택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고통을 예상하는 데 따르는 공포를 어서 피하고 싶기 때문이다. 걱정하고 무서워하면서 시간을 소모하는 대신, 차라리 고통을 당장 대면하고 끝내려 한다.
전통적인 경제이론들이나 고전적 의사결정 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기대 효용의 최적화를 지향하는 합리적인 행위자로서 이러한 위의 의사결정은 불합리하게 보일 것이다. 왜냐하면, 지금 당장이든, 미래든 간에 고통의 양은 같으므로, 빨리 고통을 끝내려고 하는 것은 전혀 합리적인 행동 원칙에 맞지 않은 것이다. 고전적인 의사결정 이론 뿐만 아니라 현대의 많은 경제 이론들도 아직까지 설명하지 못하는 것이 바로 공포의 부정적 가치이다. 하지만 뉴럴 사이언스와 행동 경제학의 입장으로 대입해 보면, 우리가 공포를 미리 상상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위에 묘사한 행동이 완벽하게 합리적인 것으로 보인다.
